'저는 제가 왜 힘든지 정말 그 이유를 전혀 모르겠어요. 그냥 체중 걱정,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00씨의 표정은 누가 봐도 힘들어 보였지만, 자신은 지금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현재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도 없는데, 왜 우울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살에 대한 얘기만 이어나갔습니다.
'살이 찐 제 자신이 그냥 싫은 거예요.'
늘 증상에 대한 호소만 나열하곤 했습니다.
무엇인가 강력하게 내면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단단히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느껴졌습니다.
'00씨 안에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요?저는 그 마음에 굉장히 호기심이 갑니다.'
내면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강하게 가로막고 있던 그 자아는 최대한 00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00씨 안에서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고, 보호하고 있는 이 막이 뚫리면 자신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힘든 생각이나 감정들이 떠오르면 저는 더 힘들어 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마음의 상처들을 아무리 강하게 덮고 막는다고 해서 그것이 다 보호될 수 있을까요?
힘든 감정들이 새어나올 때마다 00씨의 식이장애 증상은 더 힘이 세졌습니다.
증상이 커질수록, 일상의 자아가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아무리 강하게 눌러놓아도 지하 10층에 있는 저 밑에 미해결된 내면의 상처들은 가짜 다이어트에 나 자신을 집착하게 만들고 맙니다.
'이거 먹고 살만 왕창 찌는 거 아니야?'
가짜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되면 구토, 씹고뱉기, 폭식, 절식으로 일상에 방해가 되죠.
가짜 다이어트의 기능 역시도 내가 마주해야 할 상처들을 보호하는 게 주된 역할입니다.
가짜 다이어트의 역할이 커질수록 일상의 자아는 더 기능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나 자신을 힘들지 않게 하려고 보호했던 그 막은 가짜 다이어트와 협공하여 나를 더 괴롭게 만들게 됩니다.
자신의 내면 보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수술을 하면, 처음에는 아프지만 후에는 회복될 수 있는 것처럼요.
마음의 상처 역시 동일한 과정을 거친 후에는 내가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편안한 내 자신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칼럼제공: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s://blog.naver.com/flower_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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