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도움을 받아도 결국 살 빼는 주체는 나다. 과외 받고 학원에 다닌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듯이 결국에는 내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 감량, 맡겨주십시오!' 하는 광고를 볼 때면 속이 다 아프다. 내가 예전에 그런 말에 넘어갔던 기억도 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글에 넘어갈지 걱정도 되고.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떤 방법을 택한다고 해도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내 노력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방 흡입을 하더라도 말이다!
초반에 조금 덜 힘들 수는 있어도 자기가 몸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간혹 '주사 맞고 약 먹어서 뺐으면서!'라는 식으로 살 뺀 사람들을 비하하기도 하지만, 나는 어떤 방법으로든 체중을 감량하고 유지하는 사람들은 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그렇게 유지하는 게 다 본인 몫이기 때문이다.
만일 자기가 관리하지 않는다면 다시 살쪘을 테고, 그럼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 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살은 스스로 빼는 것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자.
뭐, 이렇게 말은 해도 다이어트 클리닉이든 무슨 제품이든 상담받으러 가면 '지금 당신은 엄청나게 뚱뚱하니까 이 방법을 택해야 한다. 이 방법 없이는 힘들지만, 이 방법만 잘 따르면 살이 술술술 빠진다!'라고 이야기한다.
초장부터 안 그래도 부족한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들어준다. 과거에 100킬로그램 정도 나갔을 때는 내가 그렇게 체중이 나가니까 상담원이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60킬로그램대가 되어서도 내가 살을 빼지 않으면 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이야기하더라.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것도 짜증났지만, 이 방법 없이는 안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 싫었다. 그렇게 되면 초반에 살을 빼더라도 혼자서는 역시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자신의 몸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남에게 의존하게 된다.
나 혼자서는 음식, 운동을 결정하기 못할 거라고 여기게 된다. 문제는 평생 그렇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것. 건강식품이나 약을 먹든 PT를 받든 상관없이, 온갖 문제가 생기고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방법을 선택을 하든 '살은 내가 빼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하고, 일단 끝내고 나서 혼자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자. 혹시라도 살이 안 빠지는 상황이 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왜 나는 살일 안 빠질까요?'라고 물어보지 말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내가 많이 먹지는 않았는지, 운동을 대충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내가 고쳐 볼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조금씩 고쳐 나가는 거다.
이제야 알았지만 내가 먹을 양은 내 배가 알고 있었고, 내가 운동할 강도도 내 몸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 신호를 무시하다 보니 다시 느끼는 데 오래 걸렸을 뿐이다.
식사조절을 하면서, 또 PT를 받으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보자.특히 운동을 할 때 왜 이런 식으로 운동하는지, 어느 부위를 자극하려 하는 것인지 열심히 물어보면서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보자.
만일 약물을 선택했다면, 약물을 통해서 조절된 식사량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자. 그리고 약물 덕분에 그 양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양을 먹고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자.
지방 흡입이나 다른 시술을 했더라도 한 번 받은 것으로 끝내지 말고, 그런 시술을 받은 덕분에 운동하고 동기를 부여하기에 더 유리해졌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 원래의 몸으로 하는 것보다 조금 쉬울 것이다.
출처: 책 <뚱뚱해도 괜찮아> 중 발췌
※ 칼럼제공: 다이어트하는 닥터, 닥터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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