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즐길 줄 알고, 건강하게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즐거움입니다.
그러나 극심한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음식을 자제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음식을 단순히 음식자체로 대하지 못하고 다이어트나 날씬한 몸매를 위해 무조건 피해야 하는 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계속 음식을 유혹의 대상이자 적으로 생각하며 계속 식욕을 참다 보면, 먹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고 내가 음식에 압도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몇 달, 몇 년 지속되다 보면 일상의 많은 부분이 음식을 참느냐, 참지 못하느냐로 갈라지며 에너지 대부분을 음식과 싸우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식욕을 참다 보면 참는 습관이 다른 영역까지 확대되어 나의 모든 영역에 대해 참게 될 수 있는데, 특히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둔해지고 억압을 많이 하게 되어 음식에 자신의 복잡한 생각과 모든 감정을 담아 폭식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겉에서 드러나는 것은 음식이란 살을 빼기 위해 조심해야 하는 무언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겉에서 드러나는 의미일 뿐 사실상 속은 그렇지 않음을 상담에서 많이 듣게 됩니다.
치료가 깊이있게 잘 진행되다 보면 반드시 개인에게 속한 이 음식의 의미가 나타나게 됩니다. 사람마다 속한 환경이 다르고, 가족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음식 안에는 그 사람의 분노, 독립의 욕구, 통제, 위안 등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네가 음식만 잘 조절하면 되지' 라는 말은 음식이 가진 복잡하고 다양한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섣불리 할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또 음식은 우리의 삶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기 때부터 우리는 젖 먹는 것을 통해, 엄마와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나의 정신적 욕구를 채워나가는 것을 배웁니다.
어떤 어머니에게는 음식이 자식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또는 화를 내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과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된 음식이기에, 음식을 통해 나의 감정을 해결하는 것이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신적 욕구를 먹는 것으로 푸는 행위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먹어도 감정적 결핍상태는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조절에 앞서서 음식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것을 선명하게 자각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작업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일 내가 음식을 참느냐 VS 참지 못하느냐로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면 내가 부여하고 있는 음식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의 목록을 참고해 나에게 음식이 주는 의미를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스트레스 해소
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을 주입하면 설탕을 더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내가 단 것을 더 많이 먹게 되는 것도 스트레스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그럴 수 있습니다.
▪ 위안
특정 음식은 다른 음식보다 기분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높습니다. 특히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이 그렇습니다.
▪ 회피
하기 싫은 일, 피해야 할 감정을 대신하여 무엇인가를 많이 먹으면 일시적으로 괴로운 감정과 생각을 피할 수 있습니다.
▪ 따분함 해소
따분함과 싸우고 있다면 뭔가를 먹는 것이 매력적인 일로, 기분을 좋게 해줄 것이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자기 진정의 효과
부모들은 의도치 않게 자녀가 아주 어렸을 때 자기 진정과 음식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젖병을 물려주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 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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