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top

  • 박지현 상담심리사
  • 다신친구8,098 조회15 좋아요
가족들이 몸에 대한 강박을 키운다?


“네 친구들 중에 네가 제일 뚱뚱하더라”

“살 좀 빼”

“그 치마 입으면 엉덩이가 펑퍼짐해 보이니까 입지마”

“간식 좀 줄여, 그렇게 먹으니까 살이 안 빠지지”


엄마는 나에게 어릴 때부터 여자는 평생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 매일 아침 엄마는 거울을 보며 자기 뱃살을 확인하며 한숨을 쉬었다.


“아휴. 이 뱃살 봐라, 오늘 저녁은 좀 적게 먹어야겠어.”


밥을 해주면서도 엄마는 마치 자신의 음식량을 조절하듯 살찌는 음식과 살 안 찌는 음식을 구분하며 내가 얼마만큼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내가 조금 더 단 것이나 기름기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려고 하면, 엄마는 제재를 가하면서 그만 먹으라고 한 적도 많았다. 지금도 엄마는 다이어트 약을 먹고 계신다.


성인이 된 뒤에도 내 몸에 대한 엄마의 지적은 마찬가지였다. 데이트를 하러 가는 날에도 엄마는 그 옷은 뚱뚱해 보이는 데 왜 입냐는 말을 많이 했었다.


친척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할머니가 나에게 음식을 권하자 엄마는 얘 지금 살쪘으니까 더 먹으면 안 된다고 무안을 줬다.


엄마는 마치 내 몸을 엄마 몸처럼 대하는 것 같았다.


(상담자와의 대화)

나: 선생님, 저는 제 몸이 너무 창피해요. 지나가는 여자들 몸과 제 몸을 수시로 비교해요. 저만 너무 돼지인 것 같고, 제 몸을 두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 같아요.


상담자: 언제부터 내 몸이 창피하다고 느끼셨나요?


나: 글쎄요, 아주 어릴 때부터요. 저는 늘 통통한 편이어서 엄마는 자주 제 몸에 대해 지적을 하셨거든요.


상담자: 엄마에게 어떤 말들을 많이 들으셨는데요?


나: 그냥 늘 음식과 체중과의 전쟁이었어요. 엄마한테 제 몸에 대해 칭찬을 받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살이 빠지면 빠지는 대로 엄마는 늘 긴장을 풀지 말고, 지금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상담자: 날 낳아주신 분이 내 몸에 대해 지적을 하면 정말 내 몸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많이 힘드셨겠네요.


나: 네 맞아요. 진짜 저는 엄마가 그렇게 말 할 때마다 너무 속상해요. 저도 다이어트를 해도 계속 실패하고, 빼고 싶어도 힘드니까요.


상담자: 너무 극단적으로 하셔서 그렇죠. 체중변화가 너무 빠른 시간 내에 왔다 갔다 하는 다이어트는 오히려 체지방을 증가시켜서 나중에는 빼기가 점점 어려워져요.


나: 맞아요. 이제 굶지도 못하겠어요.


상담자: 그런데 어머님이 젊으셨을 때에도 다이어트를 계속 하셨나요? 어머님 자신이 자기 몸을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궁금해서요.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는 늘 살과의 전쟁이었다.


내가 어릴 때에도 엄마는 가족들에게는 음식을 잔뜩 해주고는 자기는 살쪄서 안 먹는다고 했다.외출을 한 번 할 때면 살이 쪄서 맞는 옷이 없다며 한참을 옷장을 서성이셨다. 뱃살 빼는데 좋다는 음식을 엄마는 날마다 만들어서 드셨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져? 여자 몸이 그래서야 원.”


아빠는 살을 빼지 못하는 엄마를 늘 비난했다.


매일 내 몸에 대해 지적만 하는 엄마가 싫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상담하다 보니 같은 여자로써 엄마의 삶이 객관적으로 다시 보였다.


엄마는 늘 자신을 무시하는 아빠에게 사랑을 갈구했었다. “이렇게 입으면 아빠가 좋아할까?” 어린 나에게 엄마는 자주 저런 질문을 했던 게 기억난다.


일하고 늦게 퇴근하시는 아빠는 어느덧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 보였다. 내가 대학생이 됐을 때 까지도 엄마와 둘이 보내는 시간이 더 익숙했던 것 같다.


주말에 아빠라도 있는 날에는 손님이 있는 것처럼 불편할 정도였으니까.


아 엄마가 참 외로웠겠구나.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사랑 받고 싶은 한 여자인데. 그래서 엄마는 내 몸에 그토록 가혹한 비난을 쏟아놨던 거다. 마치 자기 몸에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이 사례는 부정적인 바디 이미지가 어떻게 가족 안에서 되풀이 되는지에 대한 가상사례입니다.


가족끼리 식성, 성격, 얼굴 등등 많이 닮아 있듯이 몸에 대한 부정적인 바디이미지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 히스토리가 존재합니다.


몸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면, 한 번쯤 우리 가족 안에서 대화하는 내용들을 유심히 잘 살펴보세요!


※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프사/닉네임 영역

  • 박지현 상담심리사
  • 다짐을 등록 하세요!
©다이어트신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칼럼은 에디터의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며, 읽을거리와 정보 공유를 위해 연재됩니다. 건전한 댓글 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또는 비방/비하성 발언의 댓글은 안내없이 표시가 제한됩니다.

칼럼제공자의 다른 칼럼 보기

박지현 상담심리사 다른 칼럼 보기

이전 다음글

게시글 목록

2014.07.28 배너 추가

댓글타이틀

댓글 (27)

등록순최신순공감순

※ 상대에 대한 비방이나 욕설 등의 댓글은 피해주세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글을 남겨주세요~
- 댓글에 대한 신고가 접수될 경우, 내용에 따라 즉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리스트

다신
  • 쌈성
  • 03.01 02:01
  • 비밀 댓글 입니다.
초보
  • ㅇ앋ㄷ
  • 06.10 15:40
  • 나는 오빠놈ㅡㅡ
  • 답글쓰기
정석
  • 배가허혜
  • 01.19 01:19
  • 아빠도 이쁘게낳아났으니까살빼라고 ㅜㅜ
  • 답글쓰기
정석
  • 국텐아3집줘라
  • 12.19 22:41
  • 딱 제 애기에요 안먹고 살 쫙 빼고 그나마 다행인게 요요가 없었다는거 다시 살찔까봐 뭘 먹지도 못해요
    이제 곧 고딩인데 너무 힘들어요
  • 답글쓰기
입문
  • 뚠뚠한젤리
  • 11.01 11:28
  • 와 ㅠㅠ 이래서 엄청 뺐는데 이후에 다시 찌니 말짱 도루묵..
    가족들의 성화에 엄마가 다이어트 성공하긴했는데 이제 타깃이 저한테로 넘어온 ㅠㅠ
  • 답글쓰기
입문
  • 싱구리탱탱
  • 10.14 20:44
  • 와...내이야기인거같아
  • 답글쓰기
입문
  • Dname
  • 09.12 13:57
  • 제 이야기 같네요
  • 답글쓰기
초보
  • brownjm
  • 08.24 10:13
  • 공감되요.. 더 슬픈건 가족들은 상처주는 말을 해도 그게 상처주는 말인지 모른다거..
  • 답글쓰기
초보
  • 꾸루쨩1231
  • 08.17 17:22
  • 전 그래서 명절이 젤 두려워요...
  • 답글쓰기
입문
  • 여주댁78
  • 08.17 08:22
  • ㅠㅠ 응원합니다!
  • 답글쓰기

이전/다음페이지

다음페이지 ▶

123

20180228 도움되는글

함께 읽으면 도움되는 글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