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영양소'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안티영양소는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을 말하는 데요.
약물이나 화학물질 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이런 안티 영양소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안티영양소들은 비타민이나 미네랄에 결합해서 흡수를 방해하거나 대사 효소들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흡수를 방해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피트산’인데요. 콩류나 무의 열매, 곡류의 외피에 있는 물질이에요.
칼슘, 마그네슘, 철, 구리, 아연 등과 강하게 결합해서, 소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철분제를 드시고 있는 빈혈 환자분들은 '피트산이 많은 음식'을 '철분제'와 드시지 않도록 해야 해요.
철분 보충을 위해, 철분 많은 음식을 드실 때도, 피트산 많은 음식과 먹으면 철분이 잘 흡수가 안 돼요.
현미밥에도 피트산이 많아서, 고기랑 현미밥을 드시면, 철분 흡수가 잘 안돼요.
옥살산(oxalic acid)과 옥살레이트(oxalate)는 칼슘과 결합해서 흡수를 차단합니다.
식이섬유나 지방, 인산도 칼슘 흡수를 방해해요. 그래서 옥살산이 많은 시금치와 칼슘 많은 두부를 같이 먹으면, 두부의 칼슘이 잘 흡수되지 않습니다.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는 주로 브로콜리, 케일, 배추, 겨자, 양배추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요.
요오드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효소를 억제하는 것도 있어요.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는 트립신이나 펩신과 같은 단백질 분해효소들을 억제합니다.
그래서,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고, 흡수가 되지 않게 합니다. 대두에는 bownan-birk이라는 트립신 억제제가 있구요.
콩과 식물에는 트립신 억제제나 렉틴 등이 있기도 해요.
렉틴도 칼슘, 인, 아연 등의 흡수를 방해하고, 소화기관의 세포에 붙어서 파괴하거나 다른 영양소들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얀 강낭콩에는 아밀라제 효소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파세올라민(phaseola
mine) 이라는, 탄수화물 커터제라고 하는 것들의 성분 중 하나입니다.
당분의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당분 흡수를 방해하죠.
혈당조절에 도움 줄 수 있지만, 흡수되지 않은 당분들이 대장에서 세균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방구 냄새가 지독해지거나 복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그 외에도, 과도한 섬유질 섭취도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구요.
날계란에 든 아비딘(avidin)이 대표적입니다. 흰자에 들어있으며, 비타민B7이라고 하는 비오틴과 결합해서 비오틴의 흡수를 방해한답니다.
차에 든 탄닌도 철분과 아연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그래서, 고기 먹고, 녹차나 홍차를 마시면 철분 흡수가 잘 되지 않는 거랍니다!
음식을 여러 개를 같이 드실 때는, 혹시 안티영양소가 없는지 확인 후에 먹으면, 영양소 섭취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어요.
※칼럼제공: 대전선병원 검진센터 소장, 김기덕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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