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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 지혜롭게 적용하기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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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메디컬 칼럼니스트 유수연입니다. 얼마 전 'MBC 스페셜 - 지방의 누명'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로 '저탄수화물, 고지방(Low Carb High Fat)' 다이어트가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평소 임상 영양학이나 식사요법 등을 공부해온 분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지만, 지방은 나쁜 것, 무조건 피할수록 좋은 것으로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꽤 충격적인 방송이었나 봅니다. 지방을 잔뜩 먹는데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니 말이지요.

그런데 한쪽에서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나 무조건적인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케톤식(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은 다이어트보다 질병 치료와 노화 방지, 무엇보다 암 예방과 치료에 있어 꽤 효과적이고 유익한 장점이 있어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식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식사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는 아무래도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요.

그러나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과 케톤식의 원리만 이해한다면 이를 전략적으로 변형하여 나의 식단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좋다, 나쁘다로 접근하기보다는 장점만을 취하면, 필요에 따라 나에게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과 현명한 실천 전략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의 역사

사실상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갑자기 나타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식이요법은 흔히 '케톤 식이요법'이라고도 불리며, 이미 1920년대에 어린이 간질환자 치료를 위해 고안된 식이요법입니다.

'케톤식', '키토제닉' 식이요법 등으로 불리며 실제로 간질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케톤 식이 동물실험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항염증, 암세포 사멸을 촉진하며 암세포를 고립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암 환자의 치료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식단이 체중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앳킨스 박사에 의해 알려지면서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요법은 '앳킨스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현재까지도 그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사하게는 몇 년 전부터 일본에 대열풍을 불고 온 에베 코지 박사의 '당질 제한' 다이어트도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매우 효과적인 식사요법입니다. 그 밖에 스테이크를 먹는 다이어트로 여전히 인기가 있는 덴마크 다이어트도 이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저탄수 고지방 다이어트의 원리

제가 이전 칼럼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쇼핑에 비유해 설명해 드렸던 것 기억나시나요?

탄수화물은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주머니 속의 현금, 지방은 인출해서 사용해야 하는 은행에 저장해 놓은 예금 저축으로 표현을 했었는데요. 쇼핑을 하러 갔는데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없으면 은행의 예금 저축을 인출해서 사용을 하게 되겠지요?

(참고칼럼: 체지방 잘 타는 체질로 바꾸는 방법 http://goo.gl/CF3bs1)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은 바로 이런 원리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우리 몸은 저장해 두었던 지방을 대체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어 체지방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 칼럼에서 생략한 두 번째 생리학적 원리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슐린 농도를 낮추는 것이 이 다이어트의 핵심인데요. 인슐린과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에 대해 조금 더 보충 설명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혈당관리와 인슐린은 건강과 다이어트의 중요한 열쇠

우리 몸에는 두 가지 에너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1. 지방산 – 케톤체 시스템
2. 포도당 – 글리코겐 시스템

많은 사람들이 '포도당-글리코겐 시스템'을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 시스템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주요 에너지원은 '지방산-케톤체 시스템'입니다.

우리가 탄수화물 식사를 하더라도 인체는 지방으로부터도 에너지를 얻습니다.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를 해도 보통은 약 2시간이 지나면 이 포도당이 세포로 모두 전달되어, 혈액 중에는 우리가 밥을 먹기 전 정도의 포도당만이 존재합니다.

때문에 당뇨 환자들은 식후 1시간 혈당, 2시간 혈당을 체크하는데요. 식후 2~3시간 동안은 섭취한 포도당이 즉각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되다가 혈중의 포도당 농도가 정상 수치로 내려가게 되면, 다음 끼니때까지는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절묘한 연료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바로 '인슐린 농도'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밥, 빵, 면, 고구마, 바나나, 과일 등 탄수화물 식품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지고 인슐린이 높아져 세포의 문을 열고 당을 들어가게 해 세포의 즉각적인 에너지원이 되게 하는 것과 동시에 과잉 섭취로 인한 잉여 탄수화물은 지방의 형태로 전환해 우리 몸에 저장합니다.

그와 더불어 지방세포에는 억제 명령이 내려져 지방세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식후 2시간이 지나면 혈당이 다시 내려가 인슐린 농도도 떨어지는데 이 때 지방세포에 대한 억제도 풀려 지방이 혈중으로 나오게 되면 우리 몸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됩니다. 인슐린의 농도가 바로 포도당과 지방의 on-off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지방의 누명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단기간에 체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체내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될 때에는 물과 결합하여 저장이 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 소비되면 물도 함께 빠져나가 불과 2~3일 만에도 체중과 몸의 부피가 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살이 빠지고 몸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평소 움직임이 거의 없는 분들이라면 탄수화물 섭취는 조금 줄이는 것이 다이어트에도 건강에도 좋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 섭취의 비율을 줄여 지방 섭취의 비율이 늘어난 것이지, 무조건 지방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은 아닙니다.

다만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가끔 식단에 적용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아침이나 점심에 탄수화물을 잘 섭취했다면, 저녁에는 케톤식을 적용하거나 전날 저녁에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다면, 아침에는 인슐린 분비를 최소화하는 식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일시적인 케톤 식이요법은 건강에도 유익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장기간 지속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뱃살도 잘 빠지지만 근육의 손실도 동반하게 됩니다. 때문에 근육량을 늘리고 싶다면 적당량의 탄수화물 섭취와 근력 운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나 공부하는 학생, 운동량이 많은 분들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지방의 역설 혹은 지병의 누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라'가 아니라 현대인들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경고와 자연식품에 대한 맹신에 대한 일침이 될 것입니다.

흔히 가공되지 않은 탄수화물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그러한 식품이 대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거나 약이 되어서가 아니라, 도정하기 전의 곡식이나 가공되지 않은 식품에 식이섬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가 잘 안되고 소화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식이섬유들은 소화를 방해하고 지연시켜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아줍니다. 과거에는 먹기 좋고 소화되기 좋게 곡식을 도정하고 식품을 가공하였는데, 이제는 비만 인구가 많아지자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과 소화되지 않게 섭취하는 방법을 찾는 시대가 되었으니 참 우스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지방은 비만의 결과이지 비만의 원인은 아닙니다. 그러나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에 축적이 되어 비만이 됩니다. 특정 영양소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영양소의 과식이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오늘 전해드린 케톤 식이요법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부작용과 요요가 없는 구체적인 LCHF 식단 예시와 LCHF를 이용한 일상 속의 식사 전략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칼럼제공 : 메디컬 칼럼니스트 유수연
https://www.instagram.com/eating_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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