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살쪘지?
친구: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나: 그래? 오늘 거울로 몸을 보니까 옆구리 살이 더 붙어서. 너무 뚱뚱해 보이지 않아?
친구: 나는 매일 봐서 그런가?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아.
나: 네가 몰라서 그래, 손으로 만져보면 느낌이 달라. 다시 오늘부터 다이어트 해야겠다.
이런 얘기들을 나눈 뒤에 00 씨는 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합니다.다시 다이어트 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4시간씩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헬스장에 가면, 내 몸매와 다른 여성들의 몸매를 비교하며, 여기저기 빼야 할 군살들을 더 만져봅니다.
나는 왜 더 살을 빨리 못 빼는지, 허벅지와 뱃살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점점 내 몸에 대한 혐오감만 높아졌습니다.
그럴수록, 다이어트에 대한 강도는 더 심해졌습니다.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기초대사량의 칼로리도 못 채우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몸도 쉽게 피곤해져 짜증 과 신경질은 더 늘어만 갔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니, 이제는 운동이 지긋지긋해질 정도로 신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에만 신경 쓰며 하는 운동은 위의 사례처럼 쉽게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내 몸을 대상화하여 계속 보다 보면, 당연히 내 몸에 대한 결점만 더 눈에 들어오기에 나를 혹사하는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위의 사례와는 정반대로 00씨는 수영을 하며, 자신의 진짜 self를 더 확장시키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우울한 날에도, 기분이 좋은 날에도, 짜증나는 날에도 계속 자기가 좋아하는 수영을 하는 것에 습관을 들였던 00씨는 정말 마음이 힘든 날에도 수영하며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내가 즐거워서 하는 운동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요. 수영하며 00씨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팔이 물에 닿는 느낌, 다리를 힘차게 움직였을 때 내 몸이 떠오르는 느낌, 숨을 참았다가 물 밖으로 내쉬었을 때 폐와 입과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느낌.
이 모든 것들을 다 느꼈을 때, 내 신체 한 부위 한 부위마다 힘을 느끼며 더 강해지는 느낌을 느끼며신체로 확인되는 자신의 진짜 셀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운동은 이렇게 신체적으로 확장된 자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활동입니다.
내 몸을 ( )할 때 가장 강하게 느껴집니다.
나는 내 다리로 ( ) 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나는 내 몸으로 ( ) 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몸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능’ 에 초점을 맞출 때 굉장히 감사해야 할 부분이 많아지게 됩니다.
괄호 안을 채워보시며, 내 몸이 어떻게 보여지는지 보다는 내 몸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에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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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정확히 아는 게 정말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내면을 보살피는 일이 어찌보면 먼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