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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울타리 '심리적 자아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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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항상 다른 사람의 기분을 먼저 살피게 된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도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좋아할 만한 말을 내가 먼저 알아서 해줄 때도 많다. 덕분에 내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많다. 친구들은 나를 굉장히 착한 아이로 평가한다. 거절하는 것도 잘 못해서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편이다. 상황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거절을 하게 되면, 죄책감과 불편함이 몰려와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렇게 집에 오면 나도 모르게 폭식을 하게 된다. TV를 틀어놓고 음식을 먹게 되면 그 시간만큼은 굉장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 2. 나는 사람들과 내 얘기를 하는 것이 늘 불편했다. 특히 내 생활에 대해 너무 자세히 묻는 사람들은 더욱더 부담스럽다. 그래서 같이하는 활동보다는 혼자서 일을 하는 게 더 편안하다. 사실 친밀하다는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 어쩌다 친구가 자기의 힘든 얘기를 할 때면 내가 그 상황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너무 난감했다. 그리고 왜 그런 세세한 얘기들을 남한테 얘기하는지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늘 내 얘기를 하기보다는 듣는 편에 속한다. 내 얘기를 하는 게 정말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평상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게 아닌데도 왜 집에 혼자있게 되면, 그렇게 폭식을 하게 되는 것일까? 왜 제어가 되지 않는 것일까?


누가 내 몸을 갑자기 치고 가면 어떻게 반응하시나요? 아마도 그 사람에게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더는 내 몸을 치지 못하도록 방어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신체적으로 경계선이 있어 나 자신을 방어하듯 심리적으로도 나와 너의 경계선이 있어서 스스로를 보호해주는 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엄마와 내가 한 몸이 되어 묶여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경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엄마인지 엄마가 나인지 구별할 수 없는 한 몸으로 묶여 있다가 아이는 1~3세까지 조금씩 세상을 탐색해나가며 자기와 엄마를 구별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과정을 건강하게 잘 거쳤을 때에 아이는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자율성을 성장시켜 나의 욕구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해나갈 줄 아는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어머니가 아이가 분리하려고 할 때 부정적인 피드백을 가했거나 엄마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는데 더 초점을 맞췄다면, 아이는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을 갖추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려고 하는 느슨한 경계선을 형성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가상의 사례처럼 너무 느슨한 심리적 경계선은 분리가 된다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에 자기를 맞추는 것을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욕구에 자신을 맞추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의 존재는 없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그런 힘든 마음들을 폭식으로 풀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했을 때 정서적으로 거리를 두고 냉대했던 어머니였다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대단히 나쁜 것이고 안 좋다고 생각하기 쉬워, 타인과의 거리를 두는 경직된 경계선을 형성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사례에서처럼 타인과의 교류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자꾸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행동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키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 그 외로움을 폭식으로 풀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심리적 경계선은 어떠신가요? 타인과 거리를 두기 어려워하는 느슨한 경계선을 갖고 있으신가요? 아니면 타인과 가까워지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경직된 경계선을 갖고 계신가요?


어릴 때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을 만들지 못했더라도 이런 부분은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히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음식이라는 것은 사실 일시적인 위로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반복되는 폭식은 나 자신과의 만남을 방해하기 때문에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나 자신이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일단 나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내가 먼저 관심을 갖고 챙겨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너무 타인 중심이라면 힘들겠지만, 나 자신의 욕구를 먼저 챙기고 거절도 한 번 해보는 연습이. 반대로 타인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 제일 가깝고 편한 대상부터 내 얘기도 조금씩 해보며 견디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너무 느슨하던 또 경직된 경계선이든 공통적인 것은 나와 너 사이에서 진실된 만남을 가질 수 없게 한다는 것입니다.


꼭 기억해두세요!


내가 편안하고 행복해야 다른 사람과의 만남 역시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이 만들어진다면 굳이 음식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편안한 내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이 순간 가장 내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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