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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어도, 죄책감을 느껴요. 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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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씨는 자신이 적게 먹고 있는데도, 적게 먹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치료자인 제가 봤을 때는 세끼를 먹는다고 해도 너무나도 적은 양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식사량이 적으니 당연히 간식을 먹을 수 밖에요. 그렇지만, 00 씨는 자신이 먹은 간식의 양에 또 다시 죄책감을 느낍니다.


‘내가 과자를 왜 먹었지?’ ‘마카롱을 3개나 먹었네.’ ‘이렇게 밥을 먹고 간식을 먹어도 되는 건가?’ 밥이라고 해 봤자 어른 숟가락으로 2숟가락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00 씨는 자꾸만 자신이 뭔가를 많이 먹는다며 자책을 했던 것이지요.


먹는 양이 평소에 적었기 때문에 쉽사리 폭식으로 이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은 정말 00 씨의 죄책감은 하늘을 찌를 지경이었지요.


특히나 잘못된 죄책감이 음식을 만났을 때, 식이장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머리로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르게 더 먹었다고 해서 대개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무리 다이어트 중이라도 말이지요.


먹은 것에 대한 후회와 조금 짜증은 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죄책감은 대체 무엇일까요?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3~5세 사이에 발달합니다.


그 이전에는 아기가 엄마를 때렸다고 해서 아기 스스로가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갖지 않습니다.모르기 때문이지요.


아기는 점점 가족 관계 안에서 ‘아, 내가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되는 구나’. ‘물건을 던지면 안 되는 구나’ 이런 것들을 배워 나가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까지 알게 되는 것이지요.


죄책감은 나쁜 감정이 아닙니다. 건강한 죄책감은 인간의 도리를 알고 행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잘못된 나의 행동을 수정해 나가도록 하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죄책감도 있습니다.


잘못된 죄책감은 건강한 자기주장을 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들을 내면에서 검열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잘못 됐다고 믿는 것이지요.


가령 예를 들어 내가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내가 거절하면, 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음식의 메뉴가 잘 못 나왔어도 말하지 못합니다.


‘내가 바꿔 달라고 하면 내가 점원을 귀찮게 하는 거겠지?’간만에 여행을 가려고 해도 ‘부모님은 일하시는 데 나만 너무 호화스러운 건가?’


내 행동과 말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될까봐 나 자신은 안 보이는 것이지요.


정작 돌봐야 할 나의 신체, 정서적인 면들은 돌보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내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마치 나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자신을 대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조금 더 먹었다고 해서 내가 죄를 지은 건 아닌데도 말입니다.


음식에 대한 죄책감은 식이장애 증상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식이장애가 없을 때도 과도한 죄책감은 늘 존재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없던 것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잘못된 죄책감이 음식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요.


이전과 바뀐 것은 없습니다.


00씨 역시 그러했습니다. 식이장애가 있기 전에도 자신이 느끼지 않아도 될 죄책감으로 인해 늘 괴로웠으니까요.


‘이번 가족여행에서 내가 안 간다고 하면 나는 완전 불효녀가 되는 거겠지?’

‘조별 모임에서 내가 원하는 날짜를 얘기하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겠지?’


나의 죄책감이 잘못된 것인지 구별 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지금 느끼는 죄책감이 나를 더 나은 길로 성장시키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지 살펴보세요.


긍정적인 죄책감은 나의 잘못된 언행이나 습관을 고치게 합니다.


그로 인해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만일 잘못된 죄책감이라고 구별이 되었다면, 일단 종이에 꺼내서 쭉 적어보세요.


음식, 대인관계, 가족, 친구들, 일, 공부 등등 모든 생활 영역에서요. 어떤 죄책감이 작용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잘못된 죄책감이 나의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관찰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내면에서 작용하고 있는 죄책감의 속성을 정말 마음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럴 때 비로소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제공: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s://blog.naver.com/flower_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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