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꽃수니 작가입니다.
요즘 겨울답지 않게 날씨가 좀 따뜻합니다.
봄이 코앞에 와 있는 듯해서 마음이 즐겁고, 날씨가 포근해지니 자꾸 바깥에 나가고 싶어집니다.
동네도 한 바퀴 돌고 싶고 공원에 나가 햇살도 쬐고 싶어집니다.
아니면 근교로 나들이를 가고 싶기도 한데요, 저는 이럴 때 제 외출 욕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대한 돌아다녀줍니다.
제 몸과 마음이 그동안 얼었던 겨울 날씨에 움츠러들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렇게 조금 기지개를 펴고 싶을 때는 최대한 그 욕구를 들어줍니다.
그래야 다시 움츠러들 땐 잘 견뎌 내주니까요.
그런데 제가 고도 비만이었을 때 저는 제 욕구를 잘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제가 정한 목표나 제가 정한 룰에 따르라고 강요만 했을 뿐 제 몸과 마음이 내는 소리를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무시하고 원칙대로 해야 더 강하고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때의 저는 참 무지했었습니다.
저는 몸과 마음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데 가장 중요한 몸과 마음을 무시하고 제 이성의 힘만을 강요하니 제 자신에게 폭군의 존재였던 것입니다.
몸은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적당한 움직임도 하고 싶어하고 때론 푹 쉬고 싶기도 합니다.
마음은 친구를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 남자친구에게 사랑도 받고 싶고, 사회적으로 성장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몸과 마음이 원하는 이 모든 욕구들을 제 이성에 의해 억누르고 ‘ 하지마, 안돼, 참아’ 누르기만 하면 제 몸과 마음은 폭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제어가 안 되고 폭식, 거식, 우울증이 오고야 맙니다.
우리는 모두 자연스러운 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식욕, 성욕, 수면욕 같은 몸이 원하는 기본 욕구부터 인정욕구, 애정욕구, 소유욕구 등 사회적 욕구까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욕구들 중에 하나라도 과도하게 억누르고 통제한다면 머지않아 그 욕구는 증폭되어 폭주하게 됩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놀고 싶은 것을 과도하게 누르면서 학업에 전념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성적은 더 나빠지고 그럴수록 저는 더 고립되어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결국 원하는 대학에 가지도 못한 채 제 학창시절은 우울하고 어두운 기억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때 쪘던 살들을 빼느라 성인이 되어서도 몇 년을 고생했고, 그때의 저로 다시 돌아 간다면 저는 제 자신에게 친구랑 적당히 놀고 학창시절을 즐기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의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의 삶을 즐기고 싶은데요, 다이어트가 외모 강박이 제 삶을 다 갉아먹기 전에 적당히 먹고 살을 빼면서 적당히 살려고 합니다.
그 굴레를 벗어난 것만으로 얼마나 마음이 가벼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사량 조절도 수월하고, 오히려 열심히 살을 뺄 때보다 더 제어가 되니 이 원리가 아마도 불교에서 말하는 ‘내려놓음’ 에 대한 원리인가 봅니다.
불교에서는 ‘내려놓고 놓아버리면 원하는 것이 더 쉽게 이뤄진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지나치게 간절히 원하면 오히려 더 집착하고 매달리면서 이루기가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우리의 욕구를 있는 그래도 인정하면서 적당히 조절해주면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결국 우리는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됩니다.
공부가 학생의 본분일지라도 적당히 운동도 하고 놀기도 해야 더 좋은 집중력이 생기게 되어 학습에 대한 몰입도 높아집니다.
회사에서 일도 하고 밖에서 친구도 만나고 해야 회사에 와서 집중도도 높아집니다.
일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적당히 다이어트 해야 살도 잘 빠집니다.
온종일 다이어트 생각에 매달려 남자친구에게 짜증내고 회식에서 혼자 상추만 뜯어 먹으면 결국 당신의 삶은 다이어트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마치 제 학창시절처럼 삶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 한 주는 내려놓음의 의미를 찾아보는 다이어트 생활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 칼럼제공: 꽃수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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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강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매번 깨어있도록 노력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