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부터 비만 치료를 하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다이어트에 대한 오해를 많이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물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부분도 많다.
환자분들 중 한 끼라도 굶어야 빠진다고 생각하는 분들, 정말 많다.그렇다면, 아침을 굶으면 살이 빠지는 데 도움이 될까? 어떻게라도 한끼를 참아야 더 잘 빠질까?
아침을 굶으면, 살이 빠진다 → NO
한 끼를 굶으면 인체에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아 신체는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체계로 바뀌게 되며, 적은 양만을 소비하고 나머지는 축적되어 비만 치료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아침을 굶으면 당장은 배가 안 고플 수 있지만, 밤에 폭식하는 야식 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살 빼는 약 괜찮아요?”다.
비만 치료 초창기 때는 이 질문을 들으면, ‘아니 병원까지 와서 약을 안 먹겠다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초짜 의사였다.
요즘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이분은 정말 열심히 하실 분이구나. 약을 계속 먹을 것을 아니 염려가 된다. 둘째, 이 분은 그래도 비만약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구나. 뉴스나 신문에서 비만약에 대한 부작용을 들은 적이 있는 것!
살 빼는 약 무조건 먹지 말자 → NO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되도록 약물은 안 먹을수록 좋다. 하지만, 허용되는 범위에서 부작용이 조절 가능하다면, 의학의 힘을 왜 무시하는가.
감기는 저절로 낫는 병이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약을 먹듯이. 비만 치료 역시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면 살이 저절로 빠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의학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다.
약물의 여러 작용 중에는 식욕을 줄여주고 에너지 대사를 빠르게 하며, 지방을 연소시키는 기능이 있다.
이러한 약들을 그 사람에게 맞게 용량과 투약 기간을 조절하고 함부로 남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출처도 확실하지 않은 한약재, 생약 성분, 다이어트 약들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더 위험한 일이다.
부끄럽지만, 이십대 중반, 스트레스 많았던 시절. 갑자기 살이 찐 적이 있었다.
아직도 생각나는데, ‘다이어트 보조약’이라는 광고를 보고 몰래 어느 건물 사무실에 들어가서 성분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가루약을 박스째 몇 십 만원을 주고 샀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 안 하고 혼자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역겨워서 가루약을 다 먹진 못했지만, 그래도 몇 킬로그램은 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그 가루의 성분이 무엇이었을까?
밥이 살찐다 → NO
환자들의 식사일기를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다. 어떤 분은 계속 군것질만 적혀 있다. '밥 먹으면 살찌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우유도 먹고, 감자도 먹고. 밥은 일부러 안 먹는데.'
'과연, 밥이 살찔까? 빵이 살찔까?'미국에서는 일식이나 한식이 다이어트식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식에는 보이지 않는 양념이 많은 열량을 내는 데, 버터를 한 번 바르면 40kcal가 추가되고, 마요네즈는 10kcal, 설탕 프림 커피는 90kcal. 커피 3잔을 마시면 밥 한 공기를 먹는 것과 같다.
물론 한식에도 염분이 많으므로 잘 붓는 사람들은 소금, 된장, 간장, 고추장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빵은? 정제된 밀가루가 쌀이나 잡곡보다는 혈당지수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엔 좋지 않다.빵 자체에 버터, 설탕이 가미되어 있고, 특별히 제과점 빵은 간식용이라서 칼로리가 높다.
빵이 밥보다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순 없지만, 밥보다 칼로리가 높을 가능성이 많다는 거다!
과일은 살 찌는가? → yes
이 질문도 굉장히 많이 한다. 과일은 괜찮죠?
채소는 저칼로리에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이다. 그러나 과일에는 당분이 많이 때문에 적정량 이상 초과되면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된다. 과일을 많이 먹으면 살찌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과일은 밥을 다 먹고 난 다음, 후식으로 먹기 때문에 칼로리가 초과될 가능성이 높다. 과일을 좋아한다면,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도록 해보자! 중간 크기의 사과 3개, 바나나 3개는 밥 한 공기 이상의 열량을 낸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 NO
'저는 조금씩 자주 먹기 때문에 잘 안 쪄요.' 새모이처럼 먹는다면 모를까. 자주 먹는 것은 곧 칼로리가 초과되기 마련이고, 지방이 축적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살이 찐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약 2시간 동안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분비되는 동안 지방 분해가 정지된다.
예를 들어, 두시간 간격으로 음식을 먹게 되면 지방이 분해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식사는 하루 3~4회 규칙적으로 하고 간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 배가 고플 때는 다음 식사 때 폭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열량 식품을 간식으로 해서 식욕중추를 다스려주자.
담배는 살을 빼준다 → NO
“담배 피우는 이유가 살 빼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도 듣는다. 과연 담배는 살을 빼줄까?
니코틴은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런 효과는 비만을 예방하기보다는 입이 심심한 것을 잠시 막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며,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을 때는 오히려 금단 현상으로 군것질이 더 당기는 역효과가 난다.
다이어트를 하면 빨리 늙는다 → NO
조영구 씨 다이어트 관련 기사를 보면 ‘몸은 20대, 얼굴은 50대?’ 라는 머리글이 있다. 다이어트를 하면 젊어 보여야 하는데, 왜 더 늙어보이는 걸까?
다이어트 자체 때문은 아니지만, 갑작스레 체중이 빠지면, 얼굴 지방이 줄어들고 수분이 빠져 앙상해 보일 수 있다.
영양소가 부족하게 다이어트 하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나빠질 수 있으니,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서 피부를 탄력있게 유지하도록 하자.
다이어트 속도는 일주일에 1kg. 단백질, 근육량은 보존하면서 체지방만 빼내는데 가장 적당한 속도다.
한국인의 '빨리빨리' 성격은 일주일에 1kg도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다시 찌지 않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속도위반은 금물이다!
※ 칼럼제공:유은정 서초 좋은 의원 원장
http://www.goodimage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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