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로 2001년부터 비만치료를 시작했던 필자는 현대인 병인 비만이 정신적인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을 보았고, 먹는 것과 관련된 문제들 대부분은 사실 음식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스트레스나 감정적인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이나 운동법이 일시적인 도움 밖에 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마음 다스리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음식을 적게 먹으라거나 운동으로 칼로리를 태우는 방식을 조언만 해주었지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이 먹는지, 그 이유와 대책을 들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 스트레스 받으면, 살이 빠질 것 같아요, 찔 것 같아요?
초기에는 살이 빠지는 것 같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코티졸 레벨이 올라가서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비만에 관한 유명한 런던대학 연구를 보면, 남녀 모두 허리치수가 유의하게 장기간 4년간 늘어나 있음을 보고하였다.
배고픔을 느끼는 곳은 위장이 아니라 바로 뇌! 스트레스 조절이 안될 때 식욕조절 호르몬이 혼란이 찾아온다.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의 변화로 식욕이 증가하고, 특정 음식에 중독되는 현상이 생긴다.
어떤 분은 정신과에서 무슨 비만치료를 하냐고 물어온다. 비만의 원인이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체중감량을 방해하는 3대 적이 바로 정신과적 문제로 우울, 불면, 음주 문제가 해당된다.
살을 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이니 운동 등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가져오는 동기부여인데,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사람들은 이런 의욕 자체가 없거나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스트레스를 흔히 먹는 것으로 푼다는 말을 하는데 바로 '심리적 허기'라고 이야기한다. 심리적 허기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좋아서, 혹 따분하고 활력이 없는 듯해서 먹고 싶어지는 것을 말한다.
▷ 심리적 허기 테스트
□ 옆자리 동료가 도넛을 먹자고 하니 갑자기 도넛이 먹고 싶어진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고픔이 심해진다
□ 초콜릿이나 패스트푸드 같은 특정 음식이 특히 먹고 싶다
□ 아무리 먹어도 성에 안차고 만족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 먹기 전이나 먹은 후 죄책감이 든다
□ 먹고 싶다는 생각이 빠르고 강하게 찾아오며, 순간적으로 배고픔 지수가 0에서 10까지 올라간다
□ 갑자기 배가 너무 고파 아무 생각도 안 난다. 허겁지겁 먹고 나서야 다른 생각이 든다
□ 아무 생각 없이 음식을 먹게 된다.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먹는다
▷ 신체적 허기 테스트
□ 아침식사후 점심식사 때까지 배고픔은 서서히 심해진다
□ 대개 배가 부르면 그만 먹는다. 배고픈 상태에서 포만감으로 나아가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 먹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지는 순간에도 잠깐 참을 수 있다
□ 먹는 것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 배가 부를만한 음식을 찾는다
□ 생리적으로 배고픔을 나타내는 신호가 있다. ‘꼬르륵’ 소리가 나거나 머리가 아프기도 하다
□ 음식은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연료로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출처: 음식없이 나를 위로하는 50가지 방법, 수잔앨버스)
심리적 허기로 자꾸 먹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 진정법!먹고 싶다는 충동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마음에서 몸으로 주의를 돌려보자.
걸을 때 걷는 행동, 스트레칭할 때는 팔다리의 감각에, 설거지를 하거나 샤워를 할 때 따뜻한 물에, 양치질을 할 때에는 상쾌함, 가만히 내쉬는 호흡에 집중하면 식욕억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머릿 속에 음식생각이 떠오르면 그걸 놓아버릴 수 없는 사람들은 ‘그것을 통제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에 상처를 받을 때마다 음식을 마구 삼키게 되는데, 우리를 상처 주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참지 못한 자신을 비난하는 자기 비판은 수치감을 주고, 다시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실망하지 말고 감정적으로 내가 힘들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자.
내가 기분 좋을 때의 상태를 상상해보는 것도 도움된다.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마음을 진정시키고 위로하는 ‘이미지 치유법’은 실제로 폭식을 줄여주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상상만으로도 우리 몸이 느낄 감각과 기분을 떠올리면, 실제로도 그런 기분과 감각을 느끼게 된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감사한 내용을 담은 마음 일기를 써보자. 이 당시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보는 것도 좋다.
기분이 다운되는 것이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심리치료사를 만나보는 것도 방법이다.심리치료는 상황을 재구성하게 해줘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시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잘못한 일만 기억하고 오래된 악습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성 식욕 충동이 생기고 기분이 나빠진다. 재구성하는 일은 심리치료사의 도움없이 자기 스스로도 할 수 있다.
내가 쓰는 언어부터 바꿔야 한다. 남들의 이야기에 상처받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가 스스로에게 하는 생각이나 말이 다 부정적이어서 그렇다.
내가 하는 말 중에서 ‘항상, 절대로, 완전히, 전혀. ’등과 같은 흑백사고를 점검해보자. ‘나는 절대로 식욕 조절을 못 할거야.’ ‘또 다이어트 완전 실패다.’ 등등.
정신과 의사로서 내가 잘 활용하는 방법은 ‘목욕하기’이다.
걱정거리와 피곤, 힘들었던 대화 등을 떠올리지 않고 오로지 몸에 집중하고, 목욕비누향에 집중할 수 있다. 후각은 대뇌 변연계와 연결되어 있어 기분좋은 향을 맡으면 마음까지 안정된다.
머리에 샴푸를 문지르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씻어버리고, 목욕할 때 음악을 듣거나 얼굴에 스팀 마사지를 하는 나만의 목욕 의식을 만들어보자.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반드시 권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울메이트, 심리적인 지지자를 찾아보라는 이야기이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운동을 꾸준히 할 때에도 파트너를 잘 선택해야 한다. 수다를 떨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그 시간을 잘 넘길 수 있다.
다만 나만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이용하지 말고 서로 약속된 한계를 정하는 것이 좋다.그리고, 그 사람이 도와주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도 만들어두자.
다이어트는 내 몸을 힘들게 하는 고통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잘 살펴보고 돌보는 ‘재충전’의 시간이다.
비만인 분들은 자기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쉬운데 내가 많이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들도 식욕 조절이 힘들고 살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체중이 빠지는 것보다도 작은 습관의 변화에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허한 것에는 위로가 필요한 것이지 뭔가 먹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음식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 칼럼제공:유은정 서초 좋은 의원 원장
http://www.goodimageclinic.com
비만클리닉 전문의, 유은정 다른 칼럼 보기
스스로에게 하는 생각이나 말이 부정적이고..... 심리적인 지지자도 찾을수가 없고..... 위로가 필요하다는걸 알면서도 받을수 없고....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