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도 눈, 코 전문이 있듯이, 정신의학에서도 불안, 수면, 우울 등 전문 분야가 있다.
그 중 나는 식이장애로 고생하는 분들을 종종 봤는데, 특히 성형외과에서 재수술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있듯이, 다이어트 실패로 인해 요요 그리고 다이어트 강박으로 인해 배고픔과 배부름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분들이 많았다.
그들이 자꾸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국에서 한 연구결과에서는 감량된 체중이 2년간 유지된 사례는 10%에 불과하다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내가 다이어트 성공 못 하는 이유들을 살펴보자!
1. 365일 다이어트형
늘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현실은 내일부터 하겠다고 미루는 유형이다.
다이어트가 힘들고 고되다고 생각해서인 경우가 많은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자신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여겨보자.
나 역시 여자의사로 다이어트 클리닉을 하다 보니 다이어트에 지대한 관심이 있고, “원장님은 살 안 찌시죠? 어떻게 날씬하세요?”라는 환자분들의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평생 살찌지 않는 사람이란 없다.
다만, 선천적으로 살찌지 않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후천적으로 살찌지 않는 습관을 지니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다이어트에 투자하는 시간을 내 몸과 마음을 살피고,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면, 그 다음 날은 해독시켜주고 몸이 너무 피곤할 때는 휴식을 선물로 주고, 근육들을 움직이며 스트레스 받은 마음을 위로해주면 된다.
그러면, 다이어트는 미루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기다려지는 시간이 될 것이다.
2. 줄줄이 약속형
오늘 급 회식! 가족 모임은 이번 달에도 계속!
다이어트 결심한 순간부터 줄줄이 약속이 잡히는 유형이다.
다이어트란 절식이나 금식을 해야 하기에, 약속을 잡아서 핑계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내가 먹는 음식의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살찌는 환경을 멀리해야 할 의무도 내게 있다.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약속에서도 내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난 다이어트 시작해서 오늘은 술 안 마실 거야.” 이렇게 말하고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술한 방울도 안 먹고, 다이어트 식단만 고집하다가, 퇴근 후 운동까지 하러 갔다가 지쳐 갑자기 먹는 경우도 있다.
모 아니면 도 다이어트 유형이 바로 이렇다.
다른 사람들에게 거절 못 하는 유형도 여기에 속한다.소위 착한 여자가 살 못 뺀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주중에는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다가 주말에 시댁에 가면, 무조건 많이 먹고 맛있게 먹어야 해서 살을 못 뺀다는 분이 계셨다.
“어머니, 저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너무 맛있어서 남은 음식은 집에 가지고 갈게요.”라고 말하라고 했다.
때로는 거절도 할 줄 알아야 한다.그리고 나에게 독이 되는 음식과 환경에서 내 몸을 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3. 괜한 배신감 유형
며칠이나 굶었는데 몸무게가 1도 안 빠졌다는 분들이 있다.
나는 저주받은 몸인가? 괜한 배신감으로 다이어트를 쉽게 포기하고 만다.
나는 다이어트 클리닉을 하고 있지만, 체중 재는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래서, 체중 재기 싫은 분들에게는 재지 말라고 얘기한다.
내 몸과 마음의 습관들이 올바르게 변화하면,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보너스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습관들이 살이 빠지도록 바뀌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며칠 굶어서 뺀 체중은 수분이 빠진 것이라, 먹으면 다시 살이 찌고 만다. 살이 찐 것은 자신이 게으르거나, 저주받은 몸이어서가 아니다.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살찌는 원인을 살펴보지 못해서다.
체중의 숫자가 줄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욕을 잃지 않길 바란다.
좋은 습관은 반드시 몸에서 기억하기 마련이니, 내 몸에 좋은 습관에 친숙해지자.
4. 1일 1식의 비밀 유형
1일 1식,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등 유행 다이어트들이 한때 쓰나미처럼 몰려왔었다.
나는 진료실에서 식사일기를 점검하곤 하는데, 1일 1식이 아니라, 한 끼를 세끼처럼 먹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따 저녁때 맛있는 거 먹으려면, 점심은 굶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름 노력한 결과이긴 하다.
코로나로 인해 모임이나 회식 등이 많이 줄어서 살이 빠질 것 같지만, 문제는 배달음식이다.
TV를 틀면, 쏟아지는 먹방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배달앱을 주문하고 있는 경우 많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1일 1식이 아니라, 1일 폭식이 된다.
먹방 유투버들이 등장하면서 청소년 비만이 증가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세상에는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것을 안 먹고 버티려면, 1일 1식은 불가능하다.
나만의 식단을 무기처럼 만들어보자.
예를 들어, 아침 공복에는 과일, 점심에는 일반식, 저녁에는 다이어트 식단 이렇게 말이다.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유행다이어트를 따르다 보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저탄고지 때문에 엄청나게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내 대답은 한결같다. ‘그냥 탄수화물만 좀 줄이세요. 저탄고지하다가 고기 폭식하게 됩니다.’
평생 내 식단에 밀가루, 설탕, 소금과 같은 흰 가루가 없다고 치자.
하지만, 가끔 나에게 주는 과자나 빵을 끊을 수 없다면, 아니 필요 이상으로 식사 외의 간식에 꽂혀있다면, 정신의학적으로는 스트레스로 지친 뇌에서 쾌락물질이 필요한 상태의 중독일 수 있다.
도파민이라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간식을 먹으면 쾌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과자에 중독이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적당한 휴식과 숙면 그리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명상, 운동 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칼럼제공: 서초 좋은의원 원장 유은정,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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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13키로정도빼고 일년넘게유지하다가 최근에3키로정도다시쪄서 빼려고하는데 진짜안빠져서스트레스받네요..ㅠㅠㅠㅠ겨우1키로빼놓고 조금만더먹으면다시돌아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