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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약물처럼 중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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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마약 쿠키 등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표현할 때 '마약'이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합니다.


붕어빵 안에 '붕어'가 없듯이 마약 김밥 안에도 실제로 '마약' 성분이 든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맛에 계속 손이 가게 됩니다.

그런데,실제로 약물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다면요?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에 의존성이 생겨서 스스로를 조절하기 힘든 상황에 쓰는 단어입니다. 내성이 생기거나 금단 증상이 생기는 충동 조절 장애도 중독에 해당하죠.

오늘은 수많은 중독 가운데 음식중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이 중독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독을 습관이나 기호와 혼동해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은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라고 생각하거나 도박 중독을 도박을 극도로 좋아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독은 절대 습관이나 기호가 아닙니다. 중독은 일종의 질병 상태입니다.

내가 그만 아프고 싶다고 저절로 낫는 게 아닌 것처럼, 어떤 것에 중독되어 버리면, 정말로 내 몸에 문제가 생겨도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그럼, 도대체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걸까?
그것은 바로 뇌입니다. 뇌 중에서도 특히 보상 회로와 관련이 깊습니다.

보상 중추라는 곳에 어떤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뇌는 도파민이 더 분비되기를 원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데 자극이 계속되어 도파민 수치가 올라갈수록 보상회로라는 것이 점점 더 강화되면서, 끊임없이 자극을 갈망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가 쾌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것은 엔도르핀 같은 오피오이드인데, 한 두 번의 자극으로 즐거움과 기분 좋음을 맛보면 도파민 분비량을 늘려 자극을 더 원합니다.

오피오이드의 분비로 쾌감이 커질수록 도파민 분비량이 많아져 결국 중독의 굴레로 빠져들고 마는 것입니다.

오피오이드는 단순히 기분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감도 없애줍니다.그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면, 보상회로가 더 강해지는 것입니다.

심적으로 우울하고 힘들 때일수록 중독되기 쉬운 처지가 되는 것이죠.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불닭볶음면이 생각나고, 실연의 아픔을 겪을 때마다 컵케이크를 먹는 것과도 같은 이치입니다.

또한, 보상회로는 이성적 판단을 하는 전전두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전전두엽이 건강할수록, 그리고 도파민 분비가 정상적일수록 이러한 보상회로가 쉽게 강해지지 않습니다. 적당히 기분 좋은 것에서 그치도록 스스로를 더 잘 조절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러한 보상중추를 자극하는 것은 그게 약물이든, 도박이든, 음식이든 간에 모두 같은 기전으로 작용합니다.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이든 일단 '중독' 되면, 스스로 헤어나오기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심지어내가 손을 뻗어야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모든 음식이 중독을 쉽게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샐러드 중독, 당근 중독, 시금치 중독 등은 들어본 적이 없으실 것입니다.

쾌감을 느끼기 쉬운 음식은 자극이 강한 음식, 특히 당분이 많은 음식입니다.

탄수화물 중독 들어보셨죠? 단맛의 빵이나 떡, 케이크 같은 탄수화물은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쾌감을 줘서, 강력한 자극과 충동을 주는 음식입니다.

그렇지만 꼭 탄수화물이 아니더라도 특정 음식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음식중독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음식을 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는다든지, 배가 불러도 계속 입게 넣는다든지, 그 음식을 끊거나 줄이면 불안이나 짜증이 많아지는 등의 금단증상이 생긴다든지요.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에게 체질적으로 해로운 음식일수록 중독되기 쉬운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폐와 대장이 발달한 금양 금음 체질은 고기나 카페인에 중독된 경우가 많고, 췌장이나 위장이 발달한 토양 체질은 매운 음식에 집착하는 경향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것으로 푸는 경향이 다른 체질보다 훨씬 강합니다.

쾌감을 느끼게 하는 오피오이드는 생리적인 현상과는 별개로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내 몸이 어떻게 되든 간에 일단 뇌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자극만 추구합니다.

또한 몸의 컨디션이 떨어질수록 그 음식은 더 당기게 되는데, 중독될수록 건강이 나빠지고, 그럴수록 그 음식이 먹고 싶어지고, 그렇게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로 빠져들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음 시간에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칼럼제공: 한의사 신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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