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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몸을 잘 돌보면, 질병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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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취를 시작하고 만 6개월이 지났을 때, 샤워 후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달걀 크기 정도의 검붉은 타원형이 하나, 바로 옆에 또 비슷한 것이 조금 더 연하게, 눈을 비비고 다른 각도에서 봐도 분명히 그것들은 존재했습니다.


가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제가 수년간 주로 치료해왔던 '건선'이 제 몸에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건선:은백색의 각질로 덮여있는 붉은색의 볼록한 반점이나 발진이 피부 전체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피부 질환

아토피나 두드러기 같은 타 피부 질환과 다르게 가려움이나 따가움 등 자각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아서 저처럼 어느 정도 진행될까지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정확하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몸의 면역학적 이상 때문에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발병률이 3%정도로 많지 않기 때문에, 저한테 닥칠 일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이죠.


이게 웬 날벼락이냐 싶다가도 곧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요.

내가 무엇을 잘 못 했을까? 내가 뭘 놓치고 살았나?


한의학에서는 평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써야 하는 요소들음식, 기거, 칠저를 꼽습니다.


음식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하며, 과식하거나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기거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가지고, 마땅히 자야 할 때 자고,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칠정은 감정을 의미하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고 스트레스가 얼마나 잘 조절되느냐 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는 정말 기본적인 것이어서 굳이 말로 필요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 만큼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자취를 하면서 그리고 일하는 시간이 바뀌면서, 식습관이 모두 무너져서 하루에 두 끼만 먹거나 제대로 먹는 것은 한 끼 밖에 되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영양가 있는 음식보다는 손쉽게 먹는 인스턴트 음식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벽 2~3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 몸의 면역체계를 흔들어놓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스트레스가 도화선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보란 듯이 발진이 생겼던 것이죠.


그날로 바로 인스턴트 음식은 전부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장을 보기 시작했고, 밤늦게까지 놀던 습관을 버리고, 밤 11시쯤이면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딱 이런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죠. 이미 질병의 단계로 넘어간 몸이 이제 와서 잘 먹고 잘 잔다고 해서 뿅 하고 사라질 일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 인 것은 제가 한의사라는 것. 그때부터 꼬박꼬박 스스로 지은 한약을 복용하면서,

매일 밤 부지런히 침 치료를 한 결과 발진은 모두 사라진 상태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증상이 좋아진 건 다행이지만, 애초부터 생기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죠. 조금 더 내몸에 그리고 음식, 기거, 칠정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말입니다.


저에게 건선이 생겼던 것처럼 TV나 드라마에서 볼법한 병에 여러분도 걸릴 수 있습니다.물론 그 병이 아무런 이유 없이 여러분을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질병이 생기는 원인은 복합적인 경우가 많지만, 대개는 혈액 순환 장애나 호르몬 분비의 이상, 면역력 저하 등이 선행됩니다.


심지어 바이러스성 질환의 경우에도 인체의 방어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똑같이 노출되어도 걸리지 않거나 가볍게 앓고 지나갑니다.


반면에, 평소 면역력이 떨어져 있었거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있었던 사람은 쉽게 감염됩니다. 뉴스에 나오는 유행성 질환은 혼자 다 겪는 것 같은 '병의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주위에 꼭 한 사람씩은 있습니다.


여러분도 평소에 자신의 몸을 잘 돌본다면, 질병이 심지어 감염성 질환일지라도 예방할 수 있답니다.


※칼럼제공:한의사 신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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