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좀 안 좋은 분들은 병원에 가면 꼭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금씩 자주 드세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밥 먹을 때 2인분씩 먹지만 살이 하나도 안 찌는 사람이 있고, 끼니 때마다 밥도 반 공기만 먹는데 계속 체중이 늘어서 고민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조금씩 자주 먹는지, 끼니때 몰아서 먹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을 반영합니다.
우리가 앞선 칼럼들을 통해 보았던 것처럼, 많이 먹는데 살이 안 찔 리가 없고 적게 먹는데 살이 찔 수가 없습니다.
끼니때마다 밥 반 공기만 먹으면서 살이 찌는 분들은 끼니 사이 의식하지 못하는 간식이나 군것질의 양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럼 같은 양의 같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는다고 할 때 하루 두세 번의 식사시간에 몰아서 먹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을까요?
이에 대한 답을 알아보기 전에 자연스러운 상태의 인간은 어떻게 먹어왔는지를 먼저 생각해볼게요.
우리가 원시인이었을 때는 끼니를 정해서 먹었을까요? 아니면 음식을 구하는 대로 배고플 때마다 그 자리에서 먹었을까요?
정답은 의외로 끼니를 정해서 먹어왔다고 합니다. 인간보다는 더 과거, 유인원에 가까웠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간으로 불릴만큼 진화된 상태에선 확실하게 끼니를 정해서 챙겨 먹었다고 하네요.
인간은 음식을 조리해 먹었습니다. 불로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잘게 썰고 갈고 하는 여러 행동이 녹아 있습니다. 덕분에 소화 기관이 적게 일하고도 영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었고 몸에 내장이 좀 더 적게 있어도 충분해졌습니다.
반대로, 재료를 모아서 조리해야 했기 때문에 음식물을 오래 갖고 다녀야 했고 이는 맹수의 시선을 끌기 좋은 상황이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들은 서로 모여서 사회를 구성하고 단체의 힘으로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사회를 구성하기 시작하면서 신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데, 인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위해 뇌가 커졌다는 점입니다.
뇌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다시금 더 많은 음식을 요구했습니다.
덕분에 업무의 효율을 위해 음식을 채집, 사냥하는 사람과 조리하는 사람, 다른 일을 하는 사람 간의 분업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음식을 모아서 나눠먹는 구조로 식생활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즉, 인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끼니를 정해서 먹는 동물이었다는 것이죠.
점심시간이 되면 출출해지고 저녁 때쯤엔 식욕이 왕성해지는 것이 오래 전 먼 조상부터 내려온 우리의 습관 때문에 그런 것이죠. (물론 진화론적 이야기는 가설이긴 하지만 근거를 갖추고 제법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끼니를 정해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을까요?
질병으로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 아니라면 끼니를 정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시간 정해서 소화시킬 수 있게 우리 몸이 준비를 해두기 때문에 그에 맞춰 음식을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몸에 부담도 적습니다.
하루 종일 음식을 먹으면 그런 리듬이 깨지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배고파지거나 소화기 질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같은 양, 같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는다면 어떻게 먹으나 똑같겠지만, 먹는 습관에 따라 더 많은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음식을 자주 먹을 때는 내가 하루 동안 얼마나 먹는지 측정이 안 되기 때문에 감량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정해진 횟수에 정해진 양을 먹어야 안전하게 원하는 칼로리만큼만 섭취가 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생활 리듬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개인차가 많아 일률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먹을 때 먹는 양 측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니 감량을 위해서라면 끼니를 정해서 드시고, 끼니 사이에는 맹물을 제외한 음식은 먹지 않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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