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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두 가지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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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 식욕과 입맛의 차이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리 몸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두 가지 메커니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100년 정도만 제외하고 인간에게는 항상 비만보다는 기아가 문제였습니다.

진화론을 믿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동물은 항상 음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되는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수백 만년 이상 쌓이고 쌓여 진화한 게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배고픔에 대비하고 음식이 존재하는 한 계속 먹게 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식욕을 증가시키는 기능이 감소시키는 기능보다 강할 것입니다. 그런데, 식욕을 감소시키는 기전이 우리 몸에 존재한다는 게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음식이 넘치는 시기가 없다시피 했는데, 일부러 음식을 앞에 두고 그만 먹게 하는 신체 신호가 존재한다사실이요. 그런 신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우리 몸에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는 소화기를 보호하기 위해 그렇습니다.

조절하지 않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을 배에 집어넣으면 찢어질 때까지 먹을 수도 있고,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더라도 배에 빈 공간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소화시키기가 쉬운데, 그런 최소한의 공간도 남기지 않고 먹게 되기 때문이죠.

쉽게 말하면 그냥 배가 터질 때까지 먹을까봐 막는 기전 입니다. 따라서 이 기능은 내 용량대비 얼마나 먹었나를 측정함으로써 결정됩니다. 측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나도 모르게 입 안에서 음식을 씹어 삼킬 때마다 내가 먹은 음식량을 머릿속에서 재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음식을 조금씩 입에 넣고 많이 씹어서 삼키면 뇌는 음식을 평소만큼씩 먹은 줄 알고 덜 먹었음에도 배가 꽉 찼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씹은 다음 일부만 삼키고 나머지는 뱉어도 원래 입 안에 있던 만큼 다 삼켰다고 착각하기도 합니다.반대로 먹방처럼 음식을 크게 베어 물고 설렁설렁 씹어 삼키면 정확한 부피를 측정하지 못해 덜 먹었다고 세게 되죠.

2. 위장은 풍선처럼 잘 늘어나는 가죽 주머니입니다. 음식물이 들어와서 위장이 늘어나게 되면 강력한 식욕 억제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이걸 활용한 것이 다들 아시는 위 밴드, 위풍선 수술 같은 것들이죠.

3.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겨준 음식물에 들어있는 지방질을 측정합니다. 왜 다른 영양소에는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 안 하고 지방에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장 내 충분한 지방질이 들어온다면 다른 노선과는 별개로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최근 유행하는 LCHF 다이어트가 효과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죠. 케톤 부작용에 의한 효과도 무시할 순 없겠지만, 가장 우선되는 효과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4. 장에 음식이 도착하면, 장에서 글루카곤양 펩타이드를 분비하여 식욕을 떨어뜨리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때, 음식으로부터 흡수된 포도당이 혈당 수치를 높여주기 시작하면서 인슐린이 일하기 시작하죠.

높아지는 혈당 수치, 인슐린 분비 모두 식욕을 억제하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나타나려면 소화, 흡수가 시작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 전에 음식을 다 먹어버리면 안 되겠죠.

천천히 먹으면 많이 못 먹게 되는 것과 아이들 밥 먹기 전에 단 거 먹으면 밥 잘 안 먹는 것의 원인입니다. 이런 것들은 배가 터지지 않게 유지해주는 기전이기 때문에 효과가 강력합니다.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만'이 아니라 일시적인 '만족'이기 때문에 3~40분이 지나면 정신차리고 또 먹게 된다는 점이죠. 그래도 살을 더 찌지 않게 하는 용도로는 충분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 식욕 조절 기전은 신체 대사와 체중, 비축해둔 지방을 조절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건 정말로 장기간 너무 잘 먹어서 문제 되는 사람들을 위해 몸에서 세워둔 대비책이라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이게 강력하게 작동한다면 우리 모두 다이어트가 어렵진 않았겠죠.

장기적인 식욕의 조절은 렙틴의 기능으로 대표됩니다. 렙틴은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호르몬인데요, 몸에 지방이 많이 있으면 많이 분비되고, 적으면 적게 분비됩니다.

보통 체형에선 렙틴의 수치가 높아지면, 온종일 음식을 적게 먹게 되고 살이 빠집니다. 반대로 수치가 낮아지면 온종일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살이 찌죠.

처음 렙틴이 발견되었을 때는 이런 장기적인 식욕 억제 효과로 인해 이제 비만은 정복된 질환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비만할수록 렙틴이 많이 분비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렙틴이 일정 수준 이상 분비되면 식욕 억제 효과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1개 분비될 때보다 10개 분비될 때 식욕이 확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지만, 10개 분비되나 100개 분비되나 비슷하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비만 환자를 보다 보니 렙틴 수치가 몹시 높았고, 식욕 수준 또한 보통 사람보다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종합하여 두 가지 해석이 나오게 됩니다.

우선은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이 오는 것처럼 비만 환자는 렙틴에 대한 내성이 생겨 반응을 안 한다는 해석입니다. 렙틴이 있어도 반응을 안 하니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렙틴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 몸에서 반응할 수 있는 개수는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10개의 렙틴 반응을 할 수 있는 사람한테 100개를 줘봐야 10개 치만 일한다는 것이죠.

이 경우 렙틴은 살이 쪘을 때 못 먹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살이 모자랄 때 고삐 풀고 먹게 하는 호르몬이란 이야기도 됩니다. 많은 것보단 적은 것에 잘 반응하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식욕 조절의 두 가지 메커니즘을 살펴보았습니다.

간략히 이야기하면 '만족'과 '포만'을 조절하는 과정이 다르고, '포만'을 조절해야 식욕 조절이 되며 다이어트가 쉬워지는데 아직 그런 획기적인 방법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이걸 정확히 설명하려면 수많은 호르몬, 신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해야 하는데,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http://me2.do/FgaJs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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