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에 걸쳐 <먹는 칼로리, 쓰는 칼로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결국 먹고 쓴 나머지 칼로리만큼 살이 찌거나, 모자란 칼로리만큼 살이 빠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죠.
처음 칼럼 때 약속 드린 대로 이제 우린 유행하고 사라지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감이 잘 안 오시나요? 그럼 간략히 다시 한 번 요약해드리겠습니다.
1.'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걸어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질량-에너지 보존법칙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엄청 어려워 보이는 말이지만 쉽게 말하면, 칼로리 섭취가 많으면 찌는 거고 쓰는 게 더 많으면 빠진다는 겁니다.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쓰는 게 적은 데도 살이 빠질 방법은 없습니다.
2.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모두 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단백질도 많이 먹으면 지방으로 바뀝니다. 반대로 필수 아미노산들을 제외한 나머지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단백질은 많이 먹어도 돼!' 이런 생각이 항상 옳을 수는 없겠죠.
3. 언제,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먹느냐보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밤에 먹으나 낮에 먹으나 아무 상관없이 먹는 만큼 찝니다.
하지만, 먹는 시간과 습관을 잘 짜두면 내가 얼마나 먹는지 감시할 수 있고 적게 먹어도 배가 덜고프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식습관 관리는 적게 먹는 것이 목표지 그 자체가 다이어트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4.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는 도구이지 직접적으로 살을 빼는 도구가 아닙니다.
운동으로 지방을 연소시켜 살을 빼려면 정말 직업적으로 운동해야 합니다. 대신, 모두가 할 수 있는 분량의 적당한 운동은 기초대사량 감소를 막아주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줄 수 있습니다.
요요를 막아주는 효과는 덤이구요. 유산소, 근력 운동 모두 골고루 열심히 해주세요.
5. '뭘 먹으면 지방이 안 쌓이고 뭘 어떻게 하면 지방이 분해되네…' 이런 이야기들에 너무 현혹되지 마세요.
쓰고 남은 잉여의 칼로리가 지방으로 안 쌓이면 어디가나요?갑자기 근육으로 변해서 몸에 남아있을까요? 아니면 대소변으로? 아닙니다. 그냥 돌고 돌아 지방으로 쌓입니다.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분해된 지방은 그럼 어디로 갈까요? 지방이 분해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분해된 지방들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진짜 분해되는지도 의문이지만, 분해되었다 하더라도 금방 다시 지방이 되어 몸에 들러붙습니다. 결국 지방을 없애는 건 (흡입하지 않는 이상) 써서 없애는 것뿐입니다.
6. 비슷한 이야기로 뭘 먹으면 몸에서 지방부터 사용해서 살 빠진다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진짜 그런 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고 가정해볼게요.‘다이어터님의 노력으로 매일 500칼로리씩 모자라게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100칼로리 분량의 탄수화물이 몸에 비축되어 있고요.
보통이라면 탄수화물100, 지방 400 칼로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약물의 도움으로 지방부터 사용하게 되어 지방만 500 칼로리를 줄이게 되었네요. 100칼로리 이득입니다.'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 100, 지방 400을 썼다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 100을 다시 채우려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약간 더 흐르면 지방 100을 써서 탄수화물 100을 채워 넣게 되죠. 결국 둘 다 지방 500만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뭘 먼저 쓰던 간에 상관없이 결과물은 같아지게 됩니다.
7. 위의 이야기는 운동을 만나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살이 빠진다는 것은 쓰는 칼로리가 먹는 칼로리보다 많다는 것이고, 어디 부위든 내 몸 어딘가를 태워서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게 보통은 저장해둔 약간의 탄수화물인데 더 양이 많아지면 근육이나 지방을 태우게 됩니다.
운동을 안하고 있다면 놀고 있는 근육 같은 거를 먼저 없애려 할 것이고, 노는 근육이 없다면 지방을 태우게 되죠. 특정 음식 같은 것들이 근육과 지방의 우선순위를 바꾸지는 못하고 오직 운동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8. 그렇다고 원푸드 다이어트나 여러 비법들이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다이어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먹는 칼로리'이고 이는 전적으로 '식욕'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죠. 식욕을 훌륭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나에게 잘 맞는 다이어트 방법입니다.
9. 빠르게 살이 빠지는 방법은 길게 보면 모두 잘못된 방법입니다.
방법과 무관하게 빠르게 살 빠지는 것 자체가 몸의 항상성을 크게 훼손하기 때문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한 요요 현상을 동반하게 됩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잠깐 빼고 나중에 생각지 않아도 된다면 모를까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라면 반드시 천천히 빼야 합니다.
감이 오시나요?
결국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들의 핵심은 직접적으로 지방, 칼로리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식욕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는 점 잊지 말아주세요!
이번 칼럼을 끝으로 <먹는 칼로리와 쓰는 칼로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조금 두서없이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중요한 이야기는 놓치지 않고 전달한 듯 싶습니다. 다음 칼럼부터는 여러 다이어트 방법과 루머에 대한 고찰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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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게끔. 한 번 떨어진 대사량을 높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네요... 그간 제가 저를 왜 그렇게 버려 두었던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