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대장에는 100조 개나 되는 미생물이 있습니다. 온몸에 있는 세포수보다도 10배나 많은 숫자입니다.
장에 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세균들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죠.
하지만 최근에 장내 세균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세균들의 역할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하게 장에서 유해 세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 몸의 내장 수준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장내세균은 항생 물질을 생산하기도 하고 독성 물질을 제거해줄 뿐 아니라 면역 기능을 조절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노폐물의 배설, 영양분의 흡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이런 다양한 기능과 관련해 장염, 관절염, 알레르기, 자폐증, 암 등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장내 세균은 이렇게 전반적인 건강에도 관여하지만 살이 찌고 빠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의 대장에 어떤 세균들이 자라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뚱뚱한 사람에게는 퍼미쿠트(firmicutes)라는 균이, 마른 사람에게는 박테로이데트(bacteroidetes)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장내세균을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실험 결과 뚱뚱하고 마른 것에 따라 장내 세균의 차이가 난 것이죠. 이런 결과는 학계에서도 놀란 결과인데요.
그래서 이후 이와 관련된 후속 연구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이 살을 뺀다면 장내세균은 어떻게 될까요? 실험을 통해 알아본 결과 퍼미쿠트에서 박테로이데트로 장내세균이 바뀌어 갔습니다. 결국 살을 빼면 몸 상태도 변하기 때문에 장내 세균이 바뀔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것입니다. 장내 세균을 바꾸면 살이 빠질까요?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의 장내 세균을 바꾼 뒤 그 결과를 살펴보면 되겠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순 없으니 쥐로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을 해보니 장내 세균을 바꾸면 체형이 바뀐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뚱뚱한 쥐가 살이 빠지게 하는 것보다 마른 쥐를 살 찌울 때 효과가 탁월했다고 합니다. 살이 빠지게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만 많이 빠지진 않았다고 하네요.
장내 세균의 어떤 역할이 살이 찌게 만든 것일까요?
세균이 소화, 흡수율을 올려줘 살이 찌게 해주는 것인데요. 소화가 덜 되어 흡수가 안되어 장내에 남아있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분해해서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흡수된 칼로리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는데요. 나중에 필요할 때 쓰기 위해 일단 지방으로 비축하게 도와주는 것이죠.
이런 역할을 하는 장내 세균이 많다면, 남들과 비슷하게 먹어도 살이 잘 찔 것입니다. 반대로 이런 장내 세균이 적으면 살이 찌기 힘든 몸이 되는 것이죠.
오늘은 뚱뚱하고 마른 사람에 있어 장내 세균의 역할을 알아 봤는데요. 다음 칼럼에서는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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