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몸에 넘쳐서 생기는 이런 저런 문제는 굳이 의사들이 지적하지 않아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다른 사람보다 금방 숨이 차고, 심장도 헐떡거리고, 무릎도 종종 아프고, 신물도 올라온다.
더 나이가 들었다면, 더 많은 문제를 겪었겠지만 이미 살 때문에 몸이 힘들다는 사실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살 빼기가 참 힘들었다.뚱뚱한 게 몸에 좋다고 생각해서 살을 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비만이 가져오는 온갖 문제를 알려준다 해도 살을 빼는 데 큰 자극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만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확인하며 '소중한 내 건강을 돌보아 주자!'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을 바꿀 수 있었다.
내가 과거에 살을 빼지 않으며 대던 핑계에는 '나는 외모로 벌어먹고 살 거 아니니까'와 '사회적인 편견에 굴복하지 않겠어'가 있었다. 그때는 살을 뺀다는 것은 곧 남들의 시선에 굴복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살 빼기는 다른 어느 누구보다 심지어 연인이나 가족보다도 일단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살 빼기 = 건강 지키기' 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소중한 내 건강을 돌보자'는 데까지 이르러 살을 빼는 데에 더 의욕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비만의 문제점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당뇨,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담낭에 돌이 생길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담석은 살을 빼더라도 잘 없어지지 않고, 초저열량식이나 금식으로 살을 빼려고 하면 탈수 등으로 인해 더 악화될 수 있다.
* 지방과 장기 사이사이가 아닌 간 안에, 즉 간세포 사이에 쌓이는 지방간이 생길 수도 있다. 지방간이 지속되면 간 기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간경변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지방간의 경우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오히려 간의 염증이 악화될 수 있어서 천천히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다.
*뱃살 때문에 복압이 높아져서 위를 누르면 위식도 역류가 생길 수 있고, 방광을 누르면 복압성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과하게 쌓인 지방 때문에 흉벽, 가슴이 움직이기 어려워 호흡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자면서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의 경우,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서 낮에도 피로함을 느끼고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립샘암, 결장직장암 등의 수많은 암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성호르몬 이상으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월경 장애, 불임 등이 생길 수 있다. 임신이 되더라도 임신 합병증 및 태아 기형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중이 척추와 관절을 짓누르면서 허리 통증이 생기고 골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우울증, 식이장애 등의 정신과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비만이 가져오는 온갖 질병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엄청나게 많지만 연구가 진행될수록 더욱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정상체중까지 확 내리지 않고 현재 체중의 10퍼센트 정도만 감량해도 비만으로 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지방간이나 담석증, 순환계 등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살을 급격하게 뺐다가는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으니 차근차근 꾸준히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데도 왜 살을 안 빼느냐고 추궁하려고 정리한 것이 아니다. 비만인들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건강을 돌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날씬해지기 위해 살을 빼는 것과 자신의 행복과 미래, 건강을 위해 살을 빼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출처: 책 <뚱뚱해도 괜찮아> 중 발췌
※칼럼제공: 다이어트하는 닥터, 닥터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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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만병의 근원이라더니..
저도 대학원 공부한답시고 스트레스로 폭식하고 체중관리 안했더니 살찌면서 요로결석 두번, 신장염증, 원인 모를 통증과 류머티즘으로 엄청 고생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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